내가 꿈꾸는 키보드
By SeukWon Kang
아무래도 키보드로 밥 벌어 먹고 사는 직업이다보니 나도 그렇고 주변 사람들도 그렇고 키보드, 특히 좋은 ( 취향이야 가지 가지 겠지만 ) 키보드에 대한 관심이 각별하기 마련이다.
특히나 우리 또래처럼 8bit apple ][ 나 PC-XT 시절 83key 키보드들을 써본 좀 낡은 IT 세대(^^) 들은 초반에 접했던 (비싼)컴퓨터를 사면 따라오던 키보드에 대한 첫사랑? 들을 잊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초반 비싸던 시절의 컴퓨터들은 신기하게도 덤으로 따라온 키보드들의 품질이 무지하게 좋은 경우가 많았다.
보통 (요즘엔 기계식이라고 부르는 ) 알프스/체리 스위치 키보드 거나 아니면 (전설의 ^^) IBM type M키보드 들이 따라오곤 했으니 말이다.
그 당시에야 좋은 키보드의 중요성과 차이점을 잘 인식 못하는 사이에 그냥 버려 진 경우도 많았는데 내경우는 트랙볼이 달린 체리 키보드를 소중하게 쓰다가 군대 갔다온 사이에 어딘가로 없어진 것과, IBM-M 키보드를 당시 엄청 비싼 14만원을 주고 샀다가 손목이 아프던 시절 친구를 줘 버린 경험이 있다.
그 이후에야 손목이 아픈 원인이 키보드가 아니고 마우스란것을 깨닿고 키보드 선택의 폭이 좀 여유로워 졌지만 한창 손목이 아프던 시절에는 소위 네추럴 키보드 이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어서 배열이 맘에 안들거나 키감이 나빠도 울며 겨자 먹기로 네추럴 키보드 만을 구입해 쓰고 했었고, 또 한때는 케이블이 걸리적 거려! 라고 주장(생각)하면서 키보드 마우스 헤드폰!!! 까지 모두 무선으로 맞추느라 돈을 들인 적도 있었다.
그 이후로는 마우스의 위치가 손목 통증의 원인이야라고 생각하면서( 아직까지도 이것이 꽤 중요한 원인 이라고 믿고 있다.) 텐키 리스 또는 노트북 타입 키보드 만을 고집 하는 시기가 아직까지 이어 지고 있다..
아.. 그전엔 같은 이유로 왼손 마우스질을 꽤 오랬동안 했기도 했었다.
(부언 하자면 키보드에서 G H 키가 정확히 가슴 중앙 선에 위치 하는것이 가장 이상적이며 요즘 키보드는 오른쪽에 너무나 많은 잡동사니들을 덕지 덕지 붙여놔서 마우스를 잡는 손의 위치가 상당히 삐딱해 진다. )
결국 내가 찾아낸 결론은 우연히 써보게된 IBM X22 노트북의 키보드에 (키감과 키배열 모두에서 )감동해서 아~~ 트랙포인트에 7열 키보드가 진리구나. 라고 깨닳음을 얻고 ^^;;;
데스크탑용 이 키보드는 없나 찾아 헤멘끝에 IBM ultranave (IBM USB Travel Keyboard with UltraNav ) 발견, 열심히 사재기를 하게 됬다.
이 키보드는 2종류가 있는데 물론 내가 구입한것은 옆에 텐키가 없는것…
이 아니고 …
혹시나 해서 두종류를 2개씩(다들 그러하듯이 집용 회사용^^ ) 구매 했으며
( 심지어 이때는 국내에서 구할수 없어서 비싸게 주고- 20만원씩에 ㅠㅠ - 샀다. )
한동안 행복하게 살수 있었다. ^^
텐키가 있는 것은 혹시나의 비상용으로 쟁여두고 텐키없는 키보드와 트랙포인트로 거의 모든 일을 처리 할수 있었다.
물론 가끔 (트랙포인트로는 하기힘들어)마우스가 꼭 필요한 경우를 위해서 옆에 마우스는 두기는 하고.
그러나 시간은 흘러 ultranav 키보드도 새모델이 나오고, 사용하고 있는 ultranav의 단점들도 하나씩 둘씩 눈에 들어 오게되었으니..
일단 키감이 별로 좋지 않다. 분명히 키보드의 명가 IBM ^^ 에서 나온 키보드임에도 model M은 커녕 x22의 키보드보다도 키감이 좋지 않으며
몇년을 쓰다보니 내구성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있었다.
한개는 키입력이 되다 말다 하는 경우가 생겨서 봉인을 하게 되었다. ( 이때쯤 국내에서 저렴하게 - 10만워! 정도 - 구할수 있게 되어 추가 구매를 했다. )
그리고 그딴거 절대 필요없어라고 외치던 win 키가 없는 점도 시간이 지나 win 키가 꼭 있어야 하는 경우들이 생기게 되었다.
한글/한자 키가 없는것은 내입장에선 단점이라긴 뭐한게 무조건 shift-space로 한영 변환을 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이런 단점을 키보드 리매핑을 통해서 해결 하고 있는데
( 내가 쓰는 매핑은
caps -> 왼쪽 ctrl
왼쪽 ctrl - > 왼쪽 win
으로 매핑해서 쓰고 있다. )
이젠 슬슬 이 키보드에 싫증도 나고 해서 다음에는 어떤 모델을 주력!! 키보드로 써볼까 하고 몇달째 각종 쇼핑몰을 돌아다니거나 아니면 동류들의 모임인 keyboard mania 등을 보곤있는데 딱히 이거다 하는 키보드가 발견되지는 않고 있다.
일단 스스로의 취향(조건?)을 정리해 보면
생각보다 키감은 그렇게 중요하지는 않더라. - 아주 싸구려 멤브레인은 참을수 없지만 요즘엔 멤브레인들도 꽤 쓸만한 키감을 제공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 특히 qsenn 키보드는 저가 주제에 아주 쓸만한 키감이었다.
enter 키가 꺽인 형태 는 싫다. - 일짜 enter 에 큰 backspace 와 큰 \ 키가 필요하다.
키보드로 모든 표준 키코드를 생성 가능해야 한다. - 이게 의외로 큰 문제인게 요즘 나오는 미니/컴팩트 키보드란 것들이 오른쪽 alt와ctrl이 아예 없는경우가 있다. 공간이 없으면 fn키와의 조합으로라도 생성 가능하게 해달라.
한영/한자는 있어도 없어도 좋다. 다만 오른쪽 ctrl 과 alt 는 반드시 존재 해야 한다. - 가끔 오른쪽 alt/ctrl 키의 인쇄만 한영/한자인게 아니고 실제 생성 코드도 한영/한자 인 키보드가 있는데 이거 아주 골치 아프다.
win/menu 키는 있었으면 좋겠다. - 이 키가 있어야 하는 소프트웨어들이 늘어나서 어쩔수 없다. 정 없으면 키보드 매핑으로 해결할수는 있으니 Must는 아니다.
trackpoint 는 있으면 좋겠지만 이걸 필요 조건으로 걸면 선택지가 아예 없어지니 필요에 따라 포기할수도 있다. - 추가로 오래 썼더니 손가락 관절이 아파 지더라 ㅠㅠㅠ
IBM 의 7열 배열도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다 . 다만 pageup/down home/end 를 fn키와 같이 사용하게 만든 키보드는 참을수 없다. 요즘엔 bs \ enter shift 옆으로 pgup/pgdown home/end 를 배열 한 키보드도 있던데 이정도면 얼마든지 허용 범위 안이다.
media key는(play/pause/stop/web/mail 등을 실행하는 ) 별로 필요없다. 키보드 넗이만 커지고 정작 쓸일은 없다.
하지만 backward/forward 키는 있으면 무지 좋다. 특히나 IBM 처럼 inverse T arrow 옆에 넣어주면 환영..
volume 관련 키들도 있으면 활용도가 높더라. 하지만 포기 못할정도는 아니다.
아직 까지 이런 키보드를 보지는 못했지만 마우스 휠을 키보드에 넣어 주면 무지하게 좋을것 같다. 실제 사용 빈도는 아마도 가장 큰듯 하다. - 웹서핑시에 스크롤등에
키의 갯수가 모자라서 fn키를 넣어야 한다면 fn키는 왼쪽과 오른쪽에 대칭 위치에 넣었으면 좋겠다. 기본적으로 모든 modifier key들(shift,control, alt, win )은 좌우 대칭위치에 있는 것이 기본이라고 생각한다.
이정도(좀 많긴 하지만 ^^) 가 내가 그동안(한 26년 정도? ^^) 컴퓨터란 녀석의 입력 장치로 키보드를 써오면 서 느낀 조건들이다.
생각나는 대로 써봤는데 이정도면 평생 원하는 키보드를 구할 가능성은 별로 없겠군.. ㅠㅠ